생산할 차종이 있을까?…현대차 ‘광주형 일자리’에 쏠리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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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할 차종이 있을까?…현대차 ‘광주형 일자리’에 쏠리는 시선

김양혁 기자   mj@
입력 2019-01-21 14:37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자동차가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베뉴(프로젝트명 QX)'를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뉴는 '광주형 일자리' 현실화 시 투입 고려 차종 중 하나로, 광주공장을 새로 짓더라도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기아차 역시 비슷한 차급인 SP2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일부 물량을 빼낼 경우 같은 문제에 발목이 잡힐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까지 광주형 일자리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현실적으로 광주에서 생산할 차종 자체가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기존 울산1공장에서 생산하던 소형차 엑센트의 판매 부진으로 이를 대체하기 위한 소형 SUV 베뉴를 생산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생산물량은 8만6000여 대로, 올해 7월 중 국내 출시 예정이다.

베뉴는 지난 2017년 현대차가 새로 출시한 소형 SUV 코나보다 더 작은 SUV다. 파워트레인은 1.6ℓ가 주력이지만 1.0ℓ 터보엔진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 현대차는 베뉴-코나-투싼-싼타페-팰리세이드로 이어지는 SUV 제품군을 갖추게 된다.

베뉴는 작년 급물살을 탔던 광주형 일자리의 핵심 차종이기도 하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광주시와 현대차가 합작법인을 설립해 빛그린산단 내 62만8000㎡ 부지에 7000억원을 투입해 연 10만대 규모의 1000㏄ 미만 경형 SUV 공장을 세우는 프로젝트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베뉴는 개발단계부터 울산공장 생산이 확정된 차로, 광주형 일자리공장에서 생산을 고려한 차종이 전혀 아니다"며 "광주형 일자리 공장이 확정된다면 새로운 신차 경형 SUV를 개발해 생산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과연 광주형 일자리에 어떤 차종의 생산을 맞길 수 있는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에 관심을 보인 큰 원인 중 하나는 '수익성'이다. 현대차는 현재 경형차급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 경차를 생산 중인 기아차의 경우 직접 투자한 합작회사인 '동희오토'에 위탁해 모닝과 레이를 생산하고 있다. 고임금 구조의 상황을 고려할 때 기아차가 직접 경차를 생산할 경우 덩치만큼 마진이 적은 탓에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일단 베뉴를 울산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하면 앞으로 물량 증대가 현실화하더라도 이를 광주로 빼 오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노조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 노사 단체협약 제41조에는 사업을 확장·이전한다거나 사업부를 분리·양도하는 등 노조원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의사결정은 노사공정위원회가 심의·의결권을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노사 간 대화가 불가피한 데다, 광주형 일자리를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노조가 이를 들어줄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

기아차 역시 베뉴보다 조금 큰 SUV 신차 'SP2'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기존 기아차 광주공장 생산으로 가닥을 잡았다. 물량 일부를 새로 지어지는 광주형 일자리 공장으로 이관하려면 이 역시 노조와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부터 두 차례나 직접 광주형 일자리를 언급했지만, 현실적으로 여기서 생산할 차종 자체가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현대·기아차가 신차를 생산하거나, 기존 양산차 생산 물량 일부를 돌리는 등 어떤 수를 마련하더라도 노조와의 찬성이 우선시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정부의 압박과 노조의 반발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상황에 직면한 상태"라면서도 "현재로선 딱히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에 투자할 이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가 현대자동차 실무진에 빛그린산단 부지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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