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수준에 적자 국채 발행
선심성 복지 예산에 위기감 고조
기재부 "과도한 수준 아냐" 주장
시장 '정부의 재정만능주의' 경고
문재인 정부 들어 선심성 복지예산의 남발로 인한 재정관리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업 실적 악화로 세수 부진이 본격화하는 데도 정부는 벌써부터 내년 씀씀이를 대폭 늘리며 '적자 재정'을 가동할 태세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72조1000억 원의 관리재정 수지 적자와 60조2000억 원의 적자 국채 발행이 예정돼 있다. 모두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선 사상 최대 적자다. 하지만 이런 상황인 데도 불구하고, '재정 만능주의'에 빠져 국가 재정 건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정부의 인식이 더욱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내년에 60조 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발행하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정부가 확장재정 정책을 위해 2020년 513조원 이상의 '슈퍼 예산'을 편성하고 적자 국채 규모까지 역대 최대 규모로 늘려 정부 곳간이 줄어들고 있지만, 국가 재정 건전성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14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주재한 확대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최근 금리 상승의 원인으로 내년도 국채 발행량 공급 충격을 지적하는 일부 목소리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전반적인 수급상황을 감안할 경우 공급 측 요인은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국회에 제출된 내년 예산안 기준으로 적자 국채 총량은 60조원 수준이지만 올해 대비 순증 규모는 26조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는 우리나라 국채시장 전체 규모를 감안할 때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적자 국채규모가 60조원에 이르는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이후 처음이다. 또한 전년대비 순증 규모가 26조 원(26조4000억 원)을 넘어선 것은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김 차관은 "국고채 발행시장에서 보험사의 국고채 장기물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고 국제적 안전자산으로서 우리나라 국고채에 대한 외국인·증권·투신사 등의 매입세가 지속되는 등 국고채 시장 수요가 충분한 상황"이라며 "최근의 국고채 금리 상승은 글로벌 금리와 연동돼 상승하는 모습이며 글로벌 요인에 기인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김 차관은 "내년도 국채 물량은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차질 없이 소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앞으로 시중금리 등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 시 관계기관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신속하고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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