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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몰래 양 줄인 꼼수인상 논란… 공정위, 계도 나섰다

최상현 기자   hyun@
입력 2023-11-19 13:08

기존 단위가격표시제 효과없어
단위 가격 변경 땐 가격표 표시


소비자 몰래 양 줄인 꼼수인상 논란… 공정위, 계도 나섰다
17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천일염, 소금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슈링크플레이션'과 관련해 단위 가격 변경시 식품업체와 유통업체 등이 해당 사실을 소비자에게 고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 속에 업체가 가격은 그대로 두고 양을 줄이는 '꼼수'로 대응할 경우 소비자가 이를 인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1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법안이나 시행령 개정보다는 업계 계도와 협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액션 플랜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물가를 빠르게 안정시킬 필요가 있는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제도 손질은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는데 여러 부처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단위가격표시제가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도 '규제' 대신 '계도'로 선회한 배경이다. 단위가격표시제는 상품의 가격을 일정 단위로 환산한 가격으로 표시하는 제도다. 예컨대 A상품이 기존에는 1000g 용량에 5000원이었다가 800g에 5000원으로 용량만 줄어들 경우, 단위가격은 '100g당 500원'에서 '100g당 625원'으로 올라가게 된다.

이미 다수의 대형마트에서는 판매가격과 단위가격을 병행해 표시하고 있지만, 슈링크플레이션에 대처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삼겹살이나 소고기라면 모를까, 소비자가 그 많은 품목의 단위 가격을 외우고 다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결국 장바구니에 들어가는 '영수증 물가'에 주 관심이 쏠리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공정위는 업체 계도와 협조 등을 통해 제품의 양을 줄이는 등 단위 가격을 변경할 경우, 이를 가격표 등을 통해 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공정위 관계자는 "소비자가 가격이 바뀌었을 때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유통업계가 자발적으로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최근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100g짜리를 90g으로 바꿔놓았다면 소비자가 인지하게 해야한다"며 "표기만 바꾸는 건 꼼수"라고 지적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도 17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슈링크플레이션은) 정직한 판매행위가 아니며 소비자 신뢰를 저해할 수 있어 정부도 중요한 문제로 엄중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한국소비자원을 중심으로 주요 생필품 가격 실태조사를 추진하고 소비자 알권리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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