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 사업성 평가 금융권 자금지원
담보대출ㆍ채권ㆍ어음 등 형태로 프로젝트 비용 투자
국내 81조7000억 규모… 건설경기 영향 부실 우려도
최근 국내에서 대규모 부동산 PF의 부실 우려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건설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늘면서 분양대금에 차질이 빚어지고 결국 금융권 부동산 PF의 연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건설경기가 다소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상당수의 건설사들은 여전히 자금난을 겪고 있어 부동산 PF가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합니다. 이번에는 부동산 PF가 무엇이고 국내에서 얼마나 활성화되고 있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부동산 PF란=부동산 PF(Project Financing)는 은행 등 금융기관이 특정 부동산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평가해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법을 말합니다.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부지 및 공사대금 등 소요자금을 지원하는 것이죠.
다만 부동산 PF는 대출 외에도 자본시장을 통한 자산유동화를 통해서도 이뤄집니다. 자산유동화란 대출채권을 비롯해 고정화된 자산을 매매 가능한 증권형태로 전환하는 것을 지칭합니다.
기초자산의 성격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담보로 하는 MBS, 일반대출ㆍ채권을 담보로 하는 CDO, 카드매출채권 및 기업매출 채권 등에 기초한 기타 ABS(Asset Backed Securities)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자산 유동화 방법으로는 PF 자산유동화증권(ABS)과 PF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이 있습니다.
PF 자산유동화증권은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가 시행사에게 실행한 대출채권을 기초로 SPC(특수목적회사)가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으로 만기가 1~3년으로 장기인 게 특징입니다. 또한 기초자산인 대출채권에 대해 개발사업에 참여한 시공사가 신용보강을 하게 됩니다.
PF 자산담보부기업어음은 자산유동화증권의 구조와 기업어음의 구조를 결합시킨 자산유동화어음으로 보통 90일 만기의 단기 유동화증권입니다. 만기가 해당 프로젝트의 현금흐름 보다 짧고 차환발행이 무산될 위험이 존재하므로 2~3년 시리즈로 은행 등 금융권의 ABCP 매입약정을 받아야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ABS와 ABCP 모두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필요자금을 다수의 투자가로부터 모집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만 ABCP가 발행절차가 간소하고 이자율도 상대적으로 낮아 꾸준히 발행이 늘고 있습니다.
◇국내 부동산 PF 시장 현황=금감원의 금융권 PF대출사업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전체 금융기관의 부동산 PF 규모는 지난 2009년 3월말 기준 약 81조7000억원 내외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중 은행권과 저축은행이 각각 50조5000억원, 12조2000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증권사 2조8000억원, 보험사 5조3000억원, 여신전문금융사 4조3000억원 등입니다.
통상적으로 은행권의 경우는 사업ㆍ분양승인이 끝나거나 분양중인 기착공 PF 즉 PF 본대출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합니다. 반면 저축은행은 아직 사업 및 분양승인이 나지 않은 착공전 PF(브릿지론:Bridge Loan) 대출이 많습니다. 따라서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높습니다.
지난 2000년대 이후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부동산 PF시장은 급격히 확대됐습니다. 부동산개발사업은 외환위기 이후 시행사와 시공사가 분리된 도급공사방식으로 사업구조가 점차 바뀌었습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주로 건설회사가 직접 대출을 일으켜 토지를 매입하고 자체 분양하는 방식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건설사가 시공사와 시행사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경우 부지매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놓고 주택시장 침체로 분양률이 떨어지면 유동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건설사는 시공만 담당하고 전문시행사(Developer;부동산개발업체)가 출현해 토지매입 및 분양업무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개발사업이 진행되게 됩니다. 시행과 시공이 분리되면서 소형 시행사들은 토지매입대금 등 개발비용을 조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부동산 PF기법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호황과 맞물려 부동산 PF가 아파트는 물론 오피스텔과 상가 등으로 확산됐고 증권사 등 금융기관들은 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채권(ABS)이나 어음(ABCP)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PF시장 참여를 꾸준히 확대했습니다.
송정훈기자 repo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