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ㆍIT 융합기술로 옷에 디지털기능 내장
입는 컴퓨터에서 생체신호 모니터링 의복까지
착용성ㆍ성능 높이는 섬유 기반 센서 연구 활발
사람들이 항상 걸치고 생활하는 옷은 보온, 안전, 표현과 같은 전통적인 기능을 제공해왔습니다. 하지만, 옷은 언제 어디에서나 사람과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하기 때문에 첨단기술을 접목하면 인간에게 더욱 유익한 스마트하고 인텔리전트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생각에서 나온 개념이 디지털 의류입니다. 디지털 의류는 디지털 기술이 의류에 자연스럽게 융합되면서 옷을 입은 사람뿐만 아니라 외부의 디지털 기기와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의류를 말합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섬유기술에 IT를 융합하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직물부품 및 직물회로를 구현해 의류에 적용한 바 있습니다.
초기 디지털 의류는 군복과 같은 특수용도로 개발됐으나 요즘에는 MP3 플레이어 내장 의류, 색깔이 변하는 의류, 헬스케어 의류 등 일상생활 용도의 의류가 개발되는 추세입니다.
디지털 의류는 신소재 산업, 센서산업 등 기술집약산업의 활성화는 물론, 기존 전통산업에 IT를 접목함으로써 섬유, 패션, 의류산업의 확장과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컴퓨팅 기기를 분리해 옷에 넣거나 인체에 직접 착용하는 형태의 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가 탄생한 것이 1960년대입니다. 하지만 초기 웨어러블 컴퓨터에서의 옷은 착용을 가능하게 하는 보조적인 수단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가젯(gadget) 형태의 디지털 기기를 옷에 착용(on-cloth)하는 단계를 넘어서 옷에 디지털 기능을 내장(in-cloth)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의류는 넓은 의미에서 섬유와 IT가 융합된 웨어러블 인터랙티브 일렉트로닉 텍스타일(wearable interactive electronic textile)을 지향합니다. 이러한 디지털 의류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섬유 및 IT 융합기술이 요구됩니다.
초기에는 MP3 스노보드 재킷과 같이 의복단계에서 통합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IT 부품을 옷 안으로 넣는 형태는 착용과 사용의 번거로움이 존재합니다. 이후 착용성을 높이기 위해 전도성사로 직물회로를 구성하고 디지털 기기를 직물에 통합하는 직물단계의 통합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에서 진행중인 마이 하트(my-Heart) 프로젝트에서는 운동선수, 환자들의 심박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생체신호 모니터링 의복을 개발했습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기기와 센서 전체 또는 일부를 섬유 안에 통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바이오텍스(Biotex) 프로젝트에는 생체신호 모니터링 직물센서를 이용한 의복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간단한 센서를 구현한 수준이므로 섬유와 IT 각 분야에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디지털 의류는 섬유와 IT의 융합, 직물 기반 센서기술, 연결 및 내구성 등 의류 제작기술에 기반해 발전하고 있습니다. 초창기 IT 장치를 옷에 배치해 사용성을 시험하던 단계를 지나 직물에 내장하거나 섬유단계에서 일체화해 착용성과 성능, 기능을 향상시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해외에서 섬유에 기반한 센서를 개발해 제품이 상용되고 있는 반면, 국내는 단순히 IT 기기를 섬유에 부착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도 출연연구소, 대학, 산업체를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일모직은 섬유 기반의 스마트 센서용 전도사 및 직물개발에, 삼광염직은 섬유 기반 스마트 센서 소재의 기능성 염가공 기술 개발에, 한국봉제기술연구소는 센서 소재를 IT와 융합한 다양한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2008년부터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컴퓨팅 환경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의류형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에는 직물형 회로보드 기술과 직물형 수동 소자기술, 직물 기반 통신기술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웨어러블 시스템 시장은 연평균 17%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2012년 15억달러 규모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 중 착용형태의 시스템과 비교해 디지털 의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조일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웨어러블컴퓨팅연구팀장은 "디지털 의류 분야는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딱히 헤게모니를 장악한 나라가 없는 상황"이라며 "디지털 의류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에 대비해 다양한 요소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강동식기자 dskang@
도움자료=한국전자통신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