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속도로 데이터 전달 '순간 기억장치'
저전력 특징… 고용량 게임ㆍ그래픽 작업 용이
DDR2보다 고성능 '세대교체'…국내업체 주도
컴퓨터의 빠른 처리 성능은 중앙처리장치(CPU)에만 달려있을까요. 물론 아닙니다. 메모리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기억했다 전달해주는 D램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CPU를 가졌다 해도 쓸모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D램은 정확한 명칭으로 설명하자면 `SDRAM'(Synchronous Dynamic Random Access Memory)으로 CPU 시스템버스(FSB)와 동기화돼 쉴 사이 없이 데이터를 처리해주는 순간 기억장치입니다. 초기 SRAM(Static Random Access Memory)처럼 특정 입력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가 아니라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모두 사라지는 휘발성 메모리입니다.
SD램은 한 번에 하나씩 데이터를 처리했는데, DDR(Double Data Rate) SD램이 출현하면서 한 번에 두 개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컴퓨팅 성능을 크게 끌어올리는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후 한 번에 4개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DDR2 SD램이 나와 컴퓨터 성능은 더 좋아졌고, 최근엔 DDR2보다 처리속도가 배 빠른 DDR3 SD램 제품이 나와 빠르게 D램 세대교체를 이뤄가고 있습니다.
◇DDR3 D램의 특징= 그동안 나온 DDR2 D램의 초당 데이터처리 동작속도(클로킹속도)가 400/533/667/800Mbps인데 반해 DDR3 D램 속도는 이것보다 정확히 배로 800/1066/1333/1600Mbps입니다. 최근 컴퓨팅 환경이 고용량의 멀티미디어나 게임, 그래픽 작업을 주로 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기존 DDR2 D램으로는 매끄러운 처리성능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으로 점차 바뀌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DDR3 D램에 대한 수요가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DDR3 D램을 설명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 저전력 특성입니다. 기존 DDR2 D램의 동작전압은 1.8볼트입니다. 그러나 DDR3 D램은 1.5볼트나 1.35볼트에서 작동합니다. 그만큼 전기는 덜 쓰면서 데이터 처리 성능은 배가되는 것이죠. DDR2와 DDR3 D램 칩 하나만 놓고 비교하면 DDR3 D램 칩이 전력을 30% 덜 씁니다. 전력은 곧 온실가스와 직결되는데요. 소비전력을 줄이면 줄일수록 지구 온난화와 환경파괴를 막는데 일조하는 셈이죠. 삼성전자는 서버에 60나노 1Gb DDR2 D램을 적용한 48GB 메모리 모듈을 사용하면 메모리에서만 102와트(W) 전력을 소비하지만, 40나노 2Gb DDR3 D램을 적용하면 28W 전력만 소비하기 때문에 최대 73%의 전력 절감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D램의 세대교체= DDR D램은 2001년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계가 본격 양산한 후 3년만인 2003년에 기존 SD램과 세대교체를 이뤘고, DDR2가 2004년 본격 양산된지 역시 3년만인 2006년에 세대교체를 이뤘습니다. DDR3는 올해 본격 양산에 들어갔고, 내년 DDR2와 세대교체를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DDR3 D램이 전체 D램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0%에서 내년 약 57%로 DDR2보다 많아질 것이고, 2012년엔 82%로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DDR3를 잇는 DDR4 D램은 2014년부터 양산할 것으로 관련 반도체 업계는 내다보고 있는데요. DDR3 D램은 앞으로 5년여간 D램의 주력 제품이 될 전망입니다. 현재 DDR3 D램은 1Gb 1066㎒ 제품이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만, 조만간 2Gb 1333㎒ 제품이 주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DDR3 D램 시장상황= DDR3 D램은 국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제품, 기술, 시장에서 모두 주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두 회사는 지난해 4분기 50나노급 1Gb DDR3 D램 양산에 들어갔고, 올해 1분기엔 각각 40나노급 DDR3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부터 40나노급 2Gb DDR3 D램 양산에 들어갔고, 하이닉스는 오는 11월부터 40나노급 2Gb DDR3 양산에 돌입합니다. 50나노급과 40나노급 DDR3 양산은 두 회사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하는 것이고, 일본 엘피다나 미국 마이크론 등 해외 경쟁사들은 아직 60나노급 수준에서 DDR3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아이서플라에 따르면 올 상반기 DDR3 D램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삼성전자가 35.8%로 1위, 마이크론이 23.7%로 2위, 하이닉스가 21.9%로 3위, 엘피다가 14.4%로 4위 등의 순이었습니다. 매출 기준으로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마이크론, 엘피다 순입니다.
김승룡기자 sr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