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간 경쟁 심화ㆍ보험료 상승 예상
도입시 비급여부문 확대로 민영보험시장 활성화 기대
의료비 억제 위해 제3자 지불ㆍ병원선택계약제 등 필요
최근 보건복지부가 제주도에 영리의료법인의 설립을 조건부로 사실상 허용함으로써 영리의료법인의 도입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영리의료법인의 도입이 현행 국민건강보험체계의 근간을 해치며 병원 이용자의 지출을 큰 폭으로 확대시킬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기관 설립 자격에 대해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는 현행 법률상 영리의료법인의 존립이 불가하지만 향후 법 개정 등을 통해 도입이 가시화되면 많은 변화가 있을 전망입니다. 영리의료법인의 도입은 의료수요자 및 공급자뿐만 아니라 민영건강보험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보험업계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리의료법인의 도입이 국민건강보험 비급여 부분에서 의료공급자간의 경쟁이 심화될 수 있으며 급여부분에서 비급여 부분으로의 비용전가로 인해 의료비 상승이 유발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민영건강보험시장의 수요 측면에서 민영건강보험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존재하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보험료에 대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됩니다.
현행 국민건강보험체계 하에서는 영리의료법인의 도입으로 비 급여부분의 민영건강보험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의 당연지정제를 영리의료법인에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영리의료법인은 건강보험의 비 급여부분으로 특화할 가능성이 많은데다 비급여부분에 대한 상대적 의료비 상승은 비급여부분에 대한 보험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다시 말해 보험 시장의 수요 측면에서 보면 비급여부분의 보험시장이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보험수요자 측면이 아닌 보험공급자 측면에서는 증가한 의료비 부담의 경감을 위해 보험료 인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창우 보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행 국민건강보험체계 하에서 영리의료법인의 도입으로 예상되는 의료비 상승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 3자 지불제도나 민영건강보험회사의 병원선택계약제도 등이 병행되어야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행 국민건강보험체계 하에서 영리의료법인 도입시 비급여부분에 대한 보험시장의 활성화와 의료비 억제를 위해서는 민영건강보험회사와 의료기관간의 관계, 그리고 민영건강보험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이 위원의 설명입니다. ▶참조 그림
그는 "미국의 경우처럼 보험회사의 의료공급자에 대한 선택적 계약은 의료비를 억제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면서 "당연지정제의 폐지가 이루지지 않더라도 영리의료법인의 도입과 병행된 민영건강보험과 의료공급자간의 관계정립은 의료비를 억제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책자의 입장에서도 영리의료법인의 도입 시 예상되는 의료비 통제가 주요 관심사항이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미국ㆍ네덜란드ㆍ스위스 등 주요국에서 의료비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많이 도입되고 있는 민영건강보험회사의 경쟁형 체제를 통한 의료비 통제방법이 국민건강보험의 비급여 보험시장에서 유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비급여부분이 보충형 건강보험인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의 건강보험 심사평가원과 같은 비급여부분에 대한 의료비 심사기구를 두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현행 건강보험체계를 유지하더라도 영리의료법인의 도입은 의료수요자와 의료공급자뿐만 아니라 민영건강보험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민영건강보험시장의 보험 수요 측면에서는 영리의료법인의 도입이 민영건강보험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험 공급 측면에서는 보험료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이 위원은 설명합니다.
그는 "현행 건강보험체계 하에서 영리의료법인 도입으로 인한 의료비 상승 압력의 통제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민영건강보험회사와 의료공급자간 적절한 관계정립 등의 방안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의료기관 선택계약제 혹은 제3자 지불제 등과 같은 방식으로 관계를 정립할 수 있다면 영리의료법인 도입으로 인한 의료비 상승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홍석기자 redstone@
자료제공: 보험연구원
